공예와 술로 읽는 군산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공예와 지역 술 문화를 각각 조명하는 두 전시가 열리고 있다. 2층 시민열린갤러리의 제4회 작가들의 외출 전통과 현대와 3층 기획전시실의 술이 흐르는 길이다. 한 전시는 손으로 만든 공예품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보여주고, 다른 전시는 술을 중심으로 군산의 생활과 산업, 제도의 변화를 풀어낸다.
두 전시는 근대 군산의 역사를 다루는 박물관의 상설전시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작품과 역사 자료를 차분히 살피는 관람객들의 모습이 이어지며, 공예품의 세밀한 표현과 군산 양조산업의 변화가 층별로 뚜렷하게 구분된다.
전시 정보
| 전시명 | 장소 | 전시 기간 |
|---|---|---|
| 제4회 작가들의 외출 전통과 현대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2층 시민열린갤러리 | 2026년 10월 18일까지 |
| 술이 흐르는 길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 2026년 11월 8일까지 |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예
2층 시민열린갤러리에서는 수문화예술교육센터 회원들이 참여한 제4회 작가들의 외출 전통과 현대가 전시되고 있다. 전시장에는 약 30점의 공예 작품이 놓였다. 손바느질 인형부터 마크라메, 레이저 공예, 손뜨개, 퀼트, 압화까지 서로 다른 재료와 제작 방식을 활용한 작품을 한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통적인 공예 방식에 현대적인 재료와 표현을 더했다는 점이 전시의 중심이다. 같은 수공예 범주에 속하더라도 실과 천, 식물, 가공 소재가 작품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서로 다르다. 관람 동선을 따라가면 재료의 질감과 색의 조합, 장식의 배치, 손으로 다듬은 세부 표현이 차례로 드러난다.
손바느질 인형과 손뜨개 작품에서는 실과 바늘을 사용해 형태를 만든 과정이 보이고, 퀼트에서는 여러 조각을 연결한 구성과 무늬가 눈에 들어온다. 압화 작품은 식물 재료의 형태와 색을 활용하며, 마크라메는 끈을 엮어 만든 반복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레이저 공예는 다른 작품과 구별되는 제작 방식으로 전시의 재료적 폭을 넓힌다.
작품들은 멀리서 보았을 때의 전체 형태와 가까이에서 확인되는 세부 표현이 다르게 다가온다. 손으로 완성한 흔적이 남아 있어 작품별 재료와 기법을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공예가 과거의 방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의 재료와 표현을 만나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술로 살펴보는 군산의 변화
3층 기획전시실의 술이 흐르는 길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술 문화에서 출발해 군산의 양조산업이 변화한 과정을 다룬다. 전시는 모두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술을 제조하는 방법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술을 만들고 소비했던 생활 방식과 산업 환경, 관련 제도의 변화를 함께 보여준다.
군산의 술은 가정의 생활문화에서 시작해 제도와 산업의 영향을 받았고, 오늘날에는 지역 재료와 양조장을 통해 다시 이어지고 있다. 네 개의 전시 주제는 이러한 흐름을 시대 순서에 따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집집마다 피어난 술의 향기
첫 번째 주제인 집집마다 피어난 술의 향기에서는 가정에서 직접 술을 빚었던 가양주 문화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술의 역할을 살핀다. 술은 단순한 음료를 넘어 제례와 잔치 같은 중요한 순간에 사용됐으며, 당시 사람들의 생활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었다.
집에서 술을 빚는 일은 가족과 공동체의 행사와 맞닿아 있었다. 전시는 가양주를 통해 술이 일상과 의례 사이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했는지 보여준다. 관람객은 술을 매개로 과거의 생활 방식과 공동체 문화를 함께 짚어볼 수 있다.
제도 안에서 달라진 양조업
두 번째 주제는 끊어진 술의 길 제도 안에 갇힌 술이다. 개항 이후 외국의 술이 들어오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달라진 술 문화와 양조업의 모습을 다룬다. 주세 제도의 변화와 일본식 양조기술의 도입은 술을 생산하는 환경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군산의 양조산업은 지역의 쌀 유통 및 정미업 발달과도 연결돼 있었다. 전시는 군산에서 유통된 쌀과 정미업, 술 생산이 서로 무관한 영역이 아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술을 둘러싼 변화가 개인의 생활뿐 아니라 지역 산업과 제도의 움직임 속에서 진행됐다는 사실이 자료를 따라 드러난다.
광복 이후 달라진 술
세 번째 공간에서는 광복 이후의 술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식량 사정과 양곡정책 등의 영향으로 술을 만드는 재료가 달라졌고, 막걸리와 소주처럼 대중적인 술의 생산 및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이 공간에는 군산의 대표적인 양조장이었던 백화양조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광복 이후 군산의 술 산업이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술의 원료와 생산 방식의 변화는 당시 식량 사정과 정책, 소비문화가 서로 맞물려 있었음을 보여준다.
지역을 다시 잇는 술
마지막 주제는 다시 지역을 잇는 술이다. 전시의 시선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 군산에서 생산되는 지역 술과 양조장으로 이어진다. 지역의 재료를 이용해 술을 만드는 양조장에 관한 내용을 통해 전통적인 술 문화가 오늘날 어떤 형태로 계속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가정에서 빚던 술, 제도와 산업의 영향을 받은 양조업, 광복 이후 달라진 생산과 소비를 거쳐 현재의 지역 술까지 연결한 구성이 전시의 전체 흐름을 이룬다. 각각의 주제는 시대가 달라질 때마다 술의 재료와 제조 환경, 사회적 역할도 함께 변했다는 사실을 전한다.
향으로 경험하는 전시
전시장에는 자료를 눈으로 보는 것 외에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술지게미의 향을 맡고 느낀 점을 남길 수 있는 참여 공간이다. 술이라는 소재를 시각 자료뿐 아니라 후각으로도 접하게 하는 구성이다.
자료를 읽던 관람객들이 이곳에서는 잠시 멈춰 술지게미의 향을 확인한다. 관람 방식이 보는 것에서 냄새를 맡는 경험으로 확장되면서, 술을 빚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술 배달 자전거가 보여주는 생활상
기획전시실 중앙에는 술 배달 자전거가 전시돼 있다. 과거에는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술춘이나 술통에 담은 뒤 자전거 짐받이에 싣고 주점과 상점, 가정 등에 배달했다. 전시된 자전거는 양조장에서 생산된 술이 사람들의 생활 공간까지 전달된 방식을 보여준다.
이 전시물은 술의 제조와 소비 사이에 운반 과정이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양조장에서 출발한 술이 자전거에 실려 지역 곳곳으로 이동했던 모습은 당시의 유통 환경과 일상을 함께 이해하게 한다.
층별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
2층에서는 현대 공예 작품의 재료와 손기술을 살펴보고, 3층에서는 술을 둘러싼 군산의 생활문화와 산업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주제의 전시지만, 과거의 문화가 현대의 표현과 지역 산업으로 이어진다는 공통된 흐름을 지닌다.
술이 흐르는 길 관람을 마친 뒤에는 3층 복도에 마련된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박물관 안에서는 상설전시와 두 전시를 통해 근대 군산의 역사부터 공예, 생활문화, 양조산업, 현재의 지역 술까지 여러 주제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 위치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해망로 240에 있다. 제4회 작가들의 외출 전통과 현대는 박물관 2층 시민열린갤러리에서, 술이 흐르는 길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각각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