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에 담긴 세계의 맛

전통 장류의 고장 순창이 세계의 음식문화를 함께 만나는 K 푸드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제21회 순창장류축제는 2026년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과 순창발효테마파크 일원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26 대한민국 예비글로벌축제로서 처음 치른 행사다.
축제 주제는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였다. 순창을 대표하는 고추장과 된장, 간장 등 전통 발효식품을 중심에 두고 국내 지역 음식과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 공연, 체험을 폭넓게 배치했다. 첫날 행사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차량과 방문객이 몰렸고, 무대와 장터, 체험 공간마다 활기가 이어졌다.
세 구역으로 펼쳐진 축제
행사는 세 개 무대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개막식과 폐막식, 축하공연이 열린 주무대는 핑크뮬리 공원에 설치됐다.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주차장의 열린무대에서는 관람객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순창발효테마파크 부무대에는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체험이 마련됐다.
주무대는 대형 공연과 공식 행사의 중심이었고, 열린무대는 관람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흥을 나누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발효테마파크는 놀이와 임무 수행 방식으로 장류문화를 접하는 가족형 구역의 성격이 뚜렷했다. 행사장이 넓은 만큼 세 무대의 성격과 일정을 기준으로 이동 동선을 정하는 것이 관람의 핵심이었다.
| 구역 | 위치 | 주요 성격 |
|---|---|---|
| 주무대 | 핑크뮬리 공원 | 개폐막식과 축하공연 |
| 열린무대 |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주차장 | 참여형 체험과 현장 행사 |
| 부무대 | 순창발효테마파크 | 가족 공연과 장류문화 체험 |
차량 몰린 첫날과 이동 동선
첫날 프로그램은 오전 11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행사장 주변에는 그보다 앞서 차량이 몰렸다. 제1·2주차장뿐 아니라 제3주차장부터 제6주차장까지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 외지 방문 차량은 현장 주차요원의 안내에 따라 축제장 주변 임시주차장을 이용했다.
순창군은 순창읍사무소 앞 일품공원에서 축제장 방면으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 행사장 전체를 둘러보려면 상당한 거리를 걸어야 해 어린이 또는 어르신과 동행한 방문객에게는 관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동 범위를 정하는 방식이 적합했다. 핑크뮬리 공원, 고추장민속마을, 발효테마파크를 중심축으로 삼으면 넓은 행사장의 구조를 이해하기 쉬웠다.
왕실에 올랐던 순창고추장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에는 전통 한옥 형태의 점포가 길을 따라 이어졌다. 고추장 명인과 장인들이 만든 고추장과 된장 등 여러 장류 제품이 전시·판매돼 순창 장류의 역사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살필 수 있었다.
10월 17일과 18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이 진행됐다. 임금의 수라상에 올랐던 순창고추장의 명성을 재현한 거리 행렬로, 취타대와 농악대가 전통마을 거리를 지나며 궁중문화와 장류문화를 연결했다. 양옆의 전통 장류 점포와 거리 공연이 어우러지면서 마을 전체가 하나의 행사 공간으로 기능했다.
대취타로 알린 축제의 시작
첫날 열린무대의 시작은 순창고을 대취타 공연이 장식했다. 순창문화원 취타대의 북소리와 관악기 연주가 울려 퍼지자 주변을 지나던 관람객의 시선이 무대로 모였다. 힘 있는 장단과 장엄한 선율은 첫날 축제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대취타는 왕실 행차나 국가 의식에서 연주되던 전통음악이다. 순창의 장류문화와 왕실 진상 이야기를 잇는 이번 축제의 구성 속에서 대취타 공연은 단순한 식전 행사를 넘어 전통문화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출발점이 됐다.
일 분에 달린 고추 체험
대취타 공연 뒤에는 순창문화원과 미래발전협의회가 주관한 고추꼭지따기 체험이 이어졌다. 참가자가 1분 동안 고추 꼭지를 최대한 많이 따고, 직접 손질한 고추를 가져가는 방식이었다. 짧은 제한시간이 시작되자 참가자의 손길이 빨라졌고, 무대 주변에서는 결과를 지켜보는 관람객의 반응이 이어졌다.
주최 측 설명에 따르면 체험용 고추는 하루 약 600근씩 나흘 동안 준비됐고 하루 참여 규모는 약 200명에서 300명으로 잡혔다. 고추는 순창 고추장의 맛을 만드는 핵심 재료다. 완성된 장류를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원재료를 직접 손질하도록 한 점에서 생산 과정을 가까이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예비글로벌축제의 전환점
제21회 행사의 가장 큰 변화는 순창장류축제가 2026 대한민국 예비글로벌축제라는 이름으로 국제 경쟁력을 시험받았다는 점이다. 2026년 글로벌축제에는 보령머드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선정됐다. 예비글로벌축제에는 순창장류축제와 대구치맥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 정남진장흥물축제가 포함됐다.
글로벌축제는 세계적인 관광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최대 3년간 집중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비글로벌축제는 앞으로 글로벌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단계다. 핵심 콘텐츠 개발과 해외 홍보, 외국인 관광객 수용 여건 개선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번 순창장류축제는 공연장과 먹거리 장터, 체험 공간을 행사장 곳곳에 확대해 배치했다. 지역 고유의 전통 고추장을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진 K 푸드와 결합하고, 장류를 단순한 특산품이 아닌 음식문화 콘텐츠로 보여주려는 구성이 두드러졌다.
한자리에서 만난 세계 음식
글로벌 K 푸드 장터는 방문객의 발길이 집중된 공간 가운데 하나였다. 전북특별자치도 각 시군의 향토음식과 K 푸드에 더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등 여러 지역의 음식을 함께 선보였다. 전통 한식에서 이국적인 향신료와 조리법을 활용한 음식까지 메뉴의 폭이 넓었다.
메뉴와 가격은 비교적 알아보기 쉽게 표시됐다. 한 공간에서 국내 지역 음식과 세계 음식을 선택할 수 있어 먹거리 장터 자체가 음식문화 교류의 장으로 펼쳐졌다. 여러 조리법과 식재료가 나란히 놓이면서 순창 장류가 다양한 세계 음식과 만날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라는 축제 주제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 구역이었다.
순창 주민이 차린 고향의 맛
읍면 먹거리 장터에서는 순창 지역의 음식과 손맛이 중심에 놓였다. 순창나눔봉사단을 비롯해 복흥면, 쌍치면, 구림면, 인계면, 풍산면, 금과면, 팔덕면, 동계면, 적성면, 유등면 등 지역별 부스가 운영됐다.
각 부스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서로 다른 메뉴를 준비했다. 세계 음식을 전면에 내세운 글로벌 K 푸드 장터와 달리 이곳에서는 순창 주민이 직접 축제 운영에 참여하고 지역 음식문화를 소개했다. 여러 읍면의 메뉴가 한자리에 모이면서 순창 안에서도 지역마다 다른 음식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역 소비를 잇는 혜택
축제 기간 순창군에서 식사와 숙박, 물품 구매 등에 2만 원 이상을 사용하면 결제액의 20%를 축제장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행사가 진행됐다. 축제장 소비를 지역 음식점과 숙박시설, 상점 이용으로 연결하기 위한 구성이었다.
추첨 경품으로는 황금 1돈을 비롯해 순창 농산물, 글램핑 이용권, 일본 여행 항공권 등이 마련됐다. 황금 1돈은 행사 기간 매일 한 명씩 모두 네 명에게 돌아가도록 운영됐다. 페이백과 경품 행사는 관광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 소상공인과 농가의 판매 기회를 넓히는 역할을 했다.
궁중 한복으로 연 개막 무대
핑크뮬리 공원의 주무대에서는 저녁 개막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이 진행됐다. 서막공연은 순창 고추장의 붉은빛과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삼아 궁중 한복 패션쇼와 연극 요소를 결합했다.
임금과 왕비, 세자와 세자비 등 왕실 인물을 표현한 출연진이 궁중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선명한 한복의 색감과 왕실 인물 구성이 순창고추장의 역사적 이미지를 무대예술로 풀어냈다. 장류문화를 전시와 설명에 머물게 하지 않고 궁중문화, 패션, 공연으로 확장한 시도였다.
농특산물 장터의 가을 풍경
주무대 옆에는 순창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장터가 자리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현장에서 만나는 공간으로, 가을 수확철을 맞아 제철 농산물을 살피는 방문객이 이어졌다. 특히 잘 익은 감을 진열한 판매대가 눈길을 끌었다.
고추장과 된장 같은 대표 장류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농산물을 함께 판매하면서 축제의 소비 영역이 농가 생산품까지 넓어졌다. 다만 농산물 판매장과 주차장 사이의 거리가 있어 상자 단위 상품을 구매한 방문객은 넓은 축제장을 이동할 때 무게를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핑크뮬리와 국화가 만든 쉼표
주무대 바로 옆 핑크뮬리 공원에는 분홍빛 핑크뮬리와 국화가 가을 풍경을 만들었다. 무대에서 공연 준비와 리허설이 이어지는 동안 공원에서는 꽃 사이를 걷거나 사진을 남기는 관람객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의 음악과 장터의 활기가 가득한 행사장에서 이 공원은 잠시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공연과 체험, 먹거리뿐 아니라 계절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배치가 축제장의 분위기를 한층 다채롭게 만들었다.
어린이가 배우는 발효문화
순창발효테마파크의 부무대와 체험 구역은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초점을 맞췄다. 순창공립미술관이 운영한 ‘순창마불 팀대항 경기장’, ‘순창장류수호대’, ‘세계무형유산 장을 지켜라’ 등의 프로그램이 게임과 임무 수행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다. 오랜 시간 이어진 발효 기술뿐 아니라 장을 담그고 나누는 공동체의 생활문화까지 함께 담고 있다. 발효테마파크 프로그램은 어린이가 놀이를 통해 이러한 장문화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구성됐다. 관람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온 가족이 참여하며 순창 장류의 가치를 배우는 공간이었다.
열린무대에 쏠린 황금메주
첫날 오후 5시 열린무대에서는 ‘황금메주를 찾아라’ 경품 추첨이 진행됐다. 사회자가 당첨번호를 호명할 때마다 참가자들이 응모권을 확인했고,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에는 재추첨이 이어졌다. 번호가 불릴 때마다 무대 앞의 긴장과 환호가 교차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황금 1돈은 개막 축하공연 출연 가수 강문경의 팬클럽 회원에게 돌아갔다. 당첨자가 결정되자 관람객의 박수와 환호 속에 첫날 경품 행사가 마무리됐다. 먹거리와 공연, 체험에 경품 행사가 더해지며 열린무대의 참여 열기가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전통과 세계를 연결한 나흘
2026년 제21회 순창장류축제는 대취타 공연과 고추꼭지따기 체험, 글로벌 K 푸드 장터, 읍면 먹거리 장터, 궁중 한복 공연, 가족형 임무 체험, 경품 행사 등을 한 공간에 묶었다.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라는 서로 다른 요소는 순창의 장류문화를 중심으로 연결됐다.
고추장과 된장, 간장은 익숙한 식품이지만 그 안에는 오랜 발효 기술과 공동체의 생활문화가 함께 담겨 있다. 이번 축제는 이러한 문화자산을 세계의 음식과 공연, 체험으로 확장해 보여줬다. 예비글로벌축제라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순창장류축제가 국제적 K 푸드 문화축제를 향해 내디딘 첫 무대였다.
축제 정보
| 행사명 | 2026 제21회 순창장류축제 |
|---|---|
| 기간 | 2026년 10월 15일부터 10월 18일까지 |
| 주제 |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 |
| 장소 | 전북특별자치도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과 순창발효테마파크 일원 |
| 주요 프로그램 | 글로벌 K 푸드 장터,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 고추꼭지따기, 장류문화 체험, 문화예술 공연, 황금메주를 찾아라 |
| 주차 | 축제장 주변 제1주차장부터 제6주차장과 임시주차장 |
| 셔틀 | 순창군이 순창읍 일품공원에서 축제장 방면 무료 셔틀버스 운영 |
주요 장소
-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265-66 - 순창발효테마파크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