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 되살아난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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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되살아난 만세

군산 구암동산에 남은 독립의 함성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구암동의 구암역사공원은 1919년 3월 5일 전북 최초이자 한강 이남 최초의 독립만세운동이 시작된 역사 현장이다. 군산 3·5만세운동의 발자취를 중심으로 근대 교육과 의료, 선교 활동의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조성됐다.

공원은 군산 시가지가 내려다보이는 구암동산의 완만한 언덕을 따라 이어진다.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과 군산선교역사관, 옛 구암교회와 현 구암교회, 만세운동 기념비, 태극기를 형상화한 조형물과 휴식 공간이 곳곳에 자리한다. 독립운동사를 배우는 교육 공간과 시민이 쉬어가는 산책로가 한데 어우러진 구성이 특징이다.

이곳에 남은 시설과 기록은 일제강점기 국권 회복을 위해 나선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학생과 교사, 의료진, 교인, 주민이 함께했던 만세운동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구암동산이 군산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영명길 벽화거리에서 시작하는 탐방

구암역사공원으로 향하는 영명길 일대에는 독립운동을 주제로 한 벽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골목의 벽면과 입체 조형물에는 1919년 3월 5일 만세 시위를 준비하고 거리로 향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비밀리에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는 장면과 태극기를 만들며 결의를 다지는 모습, 영명학교 학생들과 예수병원 의료진이 행렬에 참여하는 과정이 차례로 표현돼 있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만세를 외친 민중의 표정도 그림으로 재현됐다.

조용한 골목과 당시의 긴박한 순간을 묘사한 벽화가 대비되면서 현장에는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가 흐른다. 벽화거리는 독립운동의 전개를 어렵지 않게 이해하도록 돕는 탐방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근대 교육과 의료를 보여주는 선교역사관

구암동산 언덕을 오르면 2025년 개관한 군산선교역사관이 나타난다. 이곳은 1890년대 후반 군산에 들어와 예수병원과 영명학교, 멜볼딘여학교를 세운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의 활동을 다룬다.

시설군산선교역사관
관람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마감오후 5시
휴관일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입장료무료
소재지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영명길 15

1층 전시관에서는 1892년 입국한 이른바 7인의 선구자와 구암동산 일대에 군산 선교 스테이션이 구축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고문서와 옛 사진, 디오라마를 통해 선교 활동이 시작되고 기반을 넓혀간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구암동산이 종교 활동에 머문 공간이 아니라 서양식 의료와 근대 교육이 호남 지역으로 퍼져 나간 중심지였음을 보여준다. 학교와 병원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교육과 의료가 자리 잡았고, 이러한 기반은 이후 지역 사회와 독립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2층에서는 선교사와 교인들이 이끈 신교육 현장과 한강 이남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예수병원의 활동을 다룬다. 선교사들이 한국인의 민족의식 고취와 군산 3·5만세운동을 비밀리에 도운 기록, 당시의 생활 유물도 함께 전시돼 있다. 교육과 의료, 민족운동이 구암동산에서 어떻게 연결됐는지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구암교회에서 준비된 군산 3·5만세운동

군산선교역사관에서 공원 안쪽으로 이동하면 구암교회가 나온다. 구암교회는 1899년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됐으며, 근대 교육과 서양 의학이 자리 잡는 데 중요한 거점 역할을 했다.

구암교회는 1919년 3월 5일 군산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이 논의되고 출발한 항일운동의 현장이기도 하다. 교회가 형성한 인적 연결망은 영명학교 교사와 학생, 예수병원 의료진, 교인들이 만세운동에 참여하는 기반이 됐다.

교회 옆에는 군산 3·5만세운동을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종교와 교육, 의료 활동을 통해 맺어진 사람들이 독립이라는 공동의 뜻으로 결집했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옛 영명학교를 재현한 기념관

구암교회를 지나 언덕을 오르면 구암역사공원의 중심 전시시설인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기념관은 만세운동의 거점이었던 옛 영명학교의 붉은 벽돌 서양식 외관을 3층 규모로 재현했다.

기념관 1층은 추모와 기록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군산 3·5만세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전개 과정, 군산에서 독립운동이 결의된 계기와 관련 사료를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독립운동가들의 인물 정보와 한강 이남 최초 만세 시위의 결의문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만세운동은 영명학교 교사와 학생, 예수병원 의료진, 구암교회 교인들이 주축이 돼 이끌었다. 군산에서 시작된 독립의 외침은 전북 전역을 비롯해 충남 서천과 태안 등 충청·호남 남부 지역으로 퍼져 나가는 계기가 됐다.

전시 공간은 독립운동가를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어떤 준비를 거쳐 거리로 나섰는지를 순서대로 보여준다. 사료와 인물 기록을 따라가면 만세운동이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교육기관과 의료시설, 교회와 지역 주민이 뜻을 모아 준비한 역사였음을 파악할 수 있다.

1919년 현장을 되살린 체험 전시

기념관 2층은 군산 3·5만세운동을 체험 방식으로 이해하도록 꾸며진 역사 재현 공간이다. 지하 비밀방에서 태극기를 목판으로 찍고 독립선언서를 인쇄하던 순간부터 거리로 나와 만세를 외치던 장면까지 이어진다.

미디어아트와 실물 크기 모형, 음향 연출이 함께 사용돼 관람객이 당시 상황의 흐름을 단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태극기와 독립선언서가 준비되고 사람들이 거리로 집결하는 과정을 통해 만세운동의 긴박함과 참여자들의 결의를 전달한다.

3층은 어린이를 위한 체험교육실과 특별전시 공간으로 활용된다. 목판 태극기 찍기, 만세운동 전파 게임, 독립신문 발행 체험, 독립운동가에게 편지 쓰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독립운동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고 직접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27년의 역사

기념관 3층 특별전으로 소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 상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부터 광복 이후까지 27년의 역사를 살펴보는 순회전이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상설전시를 규격화한 전시로 모두 4편으로 구성됐다.

전시는 1919년 4월 11일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과정부터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다룬다. 헌법과 공화정의 역사적 계승을 조명하며, 독립을 위해 이어진 임시정부의 활동과 국가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한다.

야외 조형물에 담긴 태극기의 의미

구암역사공원 야외에는 1919년 만세운동을 기억하기 위한 여러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형상화한 대형 상징물과 3·1운동 기념비는 공원의 역사적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완만한 언덕과 쉼터 사이로 조형물과 기념시설이 이어지며, 관람객들은 산책하듯 이동하면서 역사의 흔적을 만난다.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공원의 평온한 풍경과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시설이 어우러져 엄숙하면서도 안정된 분위기를 만든다.

군산 구암스테이션이 지닌 가치

군산 구암스테이션은 선교 활동이 이뤄진 구역을 넘어 군산 근대사와 항일 독립운동사를 함께 품은 장소다. 이곳에서는 근대 학문과 민족의식을 가르치는 교육이 이뤄졌고, 학교에서 성장한 인재들은 일제강점기 언론과 교육, 사회운동 분야에서 활동했다.

특히 구암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 연결망은 군산 3·5만세운동을 이끈 핵심 동력이 됐다. 영명학교와 예수병원, 구암교회가 가까운 공간 안에서 서로 연결되면서 교육과 의료, 종교 활동이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

구암역사공원은 국가의 독립을 위해 시민들이 함께 행동한 역사를 보존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현장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어가야 할 역사교육의 의미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독립운동의 정신과 공동체의 책임을 함께 돌아보게 한다.

구암역사공원 탐방 정보

구암역사공원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영명길 29
군산선교역사관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영명길 15
군산 3·1운동 역사영상관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영명길 15

탐방 동선은 영명길 벽화거리에서 시작해 군산선교역사관과 구암교회, 군산 3·1운동 100주년 기념관으로 이어진다. 각 시설이 가까운 거리에 자리해 군산의 근대 교육과 의료, 선교, 독립운동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살펴보기 좋다.

군산 원도심의 근대문화 공간과 함께 구암동산 일대를 둘러보면 도시의 근대사가 상업 시설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구암역사공원은 한강 이남 최초 독립만세운동의 출발점과 이를 뒷받침한 교육·의료·종교 시설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군산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탐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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