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이 된 만경강 산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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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이 된 만경강 산책길

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의 구 만경강 철교가 보행로와 스카이워크, 전망쉼터를 품은 ‘만경강 물고기철길’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완주군은 2026년 10월 14일 비비정 예술열차 옆 다목적광장에서 준공식을 열고, 그동안 이용하지 못했던 철교 구간을 포함한 새로운 관광시설을 선보였다.

이번 사업으로 비비정 예술열차가 자리한 기존 활용 구간과 새로 조성한 405m 구간이 이어졌다. 오래된 철교의 역사적 형태를 보전하면서 만경강 풍경을 걸어서 감상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는 점이 핵심이다.

만경강을 건넌 철교의 역사

구 만경강 철교는 전라선의 삼례와 전주 사이에서 만경강을 건너는 철도 교량이다. 익산의 옛 지명인 이리와 전주를 연결한 철도가 처음 개통된 시기는 1914년이다. 당시 만경강에 놓였던 다리는 나무로 만든 목교였다.

이 철도는 일본인 농장에서 생산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전북경편철도주식회사가 운영한 사철로 출발했다. 당시 경편철도는 오늘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레일보다 궤도 폭이 좁았으며, 작은 규모의 열차가 협궤 위를 달렸다.

1927년 조선총독부가 전북경편철도주식회사를 인수하면서 철도는 국철에 편입됐다. 노선 명칭은 경전북부선으로 바뀌었고, 협궤였던 레일도 표준궤로 변경됐다. 목교였던 만경강 철교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1928년 현재의 형태로 준공됐다.

철교는 오랜 기간 열차 통행을 담당했지만, 2011년 전라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새로운 교량이 건설되면서 운영을 마쳤다. 이후 열차가 다니지 않는 폐철교로 남았다.

폐철교에서 관광자원으로

완주군은 활용이 중단된 철교에 새로운 기능을 더했다. 2016년 폐열차를 활용해 비비정 예술열차를 조성하고, 카페와 레스토랑 공간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했다.

비비정 예술열차는 인근의 비비정과 책마을, 삼례문화예술촌 등과 연계되면서 삼례를 대표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다만 기존 시설이 활용하던 철교 구간은 71m에 그쳤고, 나머지 구간은 사람이 오갈 수 없는 철교 상태로 남아 있었다.

만경강 물고기철길 사업은 활용되지 않던 405m 구간에 보행로와 스카이워크, 전망쉼터를 조성해 구 만경강 철교 전 구간을 관광 공간으로 연결한 사업이다.

문화유산의 모습을 지킨 보행로

구 만경강 철교는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이에 따라 사업 과정에서는 철교의 형질을 변경하지 않고 기존 모습을 보전하는 방향이 고려됐다. 철교가 품은 역사성을 유지하면서도 방문객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보행 기능을 더했다.

새로 조성된 길은 한쪽에 나무 바닥을 놓고, 반대쪽에는 강화유리를 설치한 형태다. 투명한 유리 아래로 기존 레일이 그대로 보여 방문객이 철길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오래된 선로와 새 보행시설이 한 공간에서 나란히 이어지는 구조다.

철교 중간에는 증기기관차 모양의 전망쉼터가 들어섰다. 구 만경강 철교가 준공됐을 무렵 이곳을 오가던 열차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방문객이 만나거나 잠시 걸음을 멈추어 쉬면서 만경강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가을 공연으로 시작한 준공식

준공식은 맑은 가을날 오후 비비정 예술열차 옆 다목적광장에서 진행됐다. 공식 행사에 앞서 통기타 동아리가 축하 공연을 선보였다. 차분한 기타 선율이 광장에 퍼지며 가을 풍경과 어우러졌고, 참석자들은 무대를 바라보며 행사의 시작을 기다렸다.

이어 완주군 13개 읷면 연합 농악단이 무대에 올랐다. 단원들은 긴 행렬을 이루어 행사장을 한 바퀴 돈 뒤 공연을 이어갔다. 여러 읍면 주민이 함께 준비한 악기 연주는 활기찬 장단으로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연합 농악단의 공연이 끝난 뒤 준공식 본행사가 시작됐다. 사회자의 내빈 소개에 이어 완주군청 역사문화과장이 사업 경과를 보고했고, 구 만경강 철교가 변화해 온 과정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사업 추진에 기여한 관계자들을 위한 표창장 수여식에서는 3명이 완주군수 표창장을 받았다. 이후 완주군수를 비롯한 참석 내빈들이 사업 완성을 축하하고 추진 과정의 노고를 격려하는 축사를 전했다.

테이프 커팅과 첫 공식 발걸음

준공식 마지막 순서는 테이프 커팅이었다. 내빈들이 무대 위에서 동시에 테이프를 자르자 종이 꽃가루가 하늘에서 흩날렸다. 커팅을 끝으로 공식 행사가 마무리됐지만, 참석자들은 곧바로 자리를 떠나지 않고 새롭게 완성된 만경강 물고기철길을 함께 걸었다.

준공식 참석자들이 비비정 예술열차에서 새 구간으로 이어지는 철길을 걸으면서 만경강 물고기철길의 첫 공식 보행이 이뤄졌다.

비비정 예술열차를 지난 지점에서는 완주군생활문화동호회 세미콜론의 통기타 버스킹이 펼쳐졌다. 기타 연주가 철길 주변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참석자들은 공연을 지나 새로 조성된 구간으로 이동했다.

새 보행로에서는 나무 바닥과 강화유리 바닥이 서로 다른 느낌을 만들었다. 유리 아래로는 철길이 선명하게 드러났고, 참석자들은 기존 철교의 구조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완주와 전주를 잇는 새 통로

만경강 물고기철길이 완성되면서 완주와 전주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통로가 생겼다. 보행자는 철교 위를 걸으며 강 양쪽을 오갈 수 있고, 자전거 이용자도 만경강 양쪽에 놓인 자전거길을 연결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완주군은 만경강 물고기철길 준공에 맞춰 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마련했다. 준공식 당일에는 자전거 홍보 요원들이 걷기 행렬의 선두에서 이동 방향을 안내했다.

철교를 중심으로 비비정 예술열차와 기존 관광지가 이어지고, 보행과 자전거 이동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만경강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범위도 넓어졌다.

노을과 어우러진 전망쉼터

걷기 행사가 끝나고 참석자들이 빠져나간 뒤에는 철길 위로 서서히 어둠이 내려앉았다. 낮에는 레일과 강변 풍경이 또렷하게 펼쳐졌고, 해가 기울자 같은 공간이 한층 차분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노을을 배경으로 놓인 증기기관차 형태의 전망쉼터는 철교의 구조와 함께 하나의 풍경을 만들었다. 만경강의 물빛과 하늘의 색이 달라지는 시간대에는 오래된 철교와 새 시설의 윤곽도 서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났다.

방문객은 비비정 예술열차에 머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철길을 직접 걸으며 만경강을 보다 길게 조망할 수 있다. 철교가 지닌 근대 철도문화의 흔적과 강변의 자연경관을 한 길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공간이 확장된 것이다.

방문 장소 정보

시설만경강 물고기철길과 비비정 예술열차
소재지전북특별자치도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길 73-21 비비정예술열차 일원
주요 시설비비정 예술열차, 철교 보행로, 강화유리 구간, 스카이워크, 증기기관차 형태 전망쉼터
연계 장소비비정, 책마을, 삼례문화예술촌, 만경강 양쪽 자전거길

만경강 물고기철길은 더 이상 열차가 달리지 않던 철교에 보행과 휴식 기능을 더한 공간이다. 완주군은 국가등록문화유산인 철교의 형태를 보전하면서 전 구간을 관광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 1914년 철도 개통과 1928년 철교 준공, 2011년 폐쇄, 2016년 비비정 예술열차 조성으로 이어진 장소의 변화는 이번 준공을 통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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