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만복사지와 금오신화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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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고전문학의 발상지

전라북도 남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의 첫 번째 작품인 만복사저포기의 배경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고려 문종 시절 세워진 만복사를 무대로 하며, 정유재란 때 남원성이 함락되면서 소실된 만복사의 옛터인 만복사지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 만복사지에는 석탑과 몇몇 유물만이 남아 있어 당시의 규모를 짐작하게 합니다. 이곳은 고전문학의 메카로서, 문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배경이 어우러진 장소입니다.

김시습과 만복사저포기

만복사저포기의 작가 김시습은 세종대왕도 놀랄 정도의 천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3세에 시를 짓고 5세에 유교 경전을 익혔으며, 단종의 폐위 소식에 실망하여 승려가 되어 방랑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육신의 시체를 거두었다는 일화와, 도망치기 위해 거름 더미에 숨는 등 기이한 행동들은 그의 독특한 성격과 천재성을 보여줍니다.

김시습은 자신의 고뇌와 세상에 대한 푸념을 시로 표현하며, 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시집과 함께 만복사저포기를 남겼습니다. 이 작품은 그의 방랑 생활 중 탄생한 것으로, 고전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만복사저포기 줄거리

이 소설은 노총각 양생과 만복사에서 만난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룹니다. 여인은 3년 전 왜구에게 희생된 영혼으로, 죽은 자와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담고 있습니다.

양생은 부처님과 내기를 하여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 함께 꿈같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여인은 죽은 영혼임이 밝혀지고, 결국 떠나야 하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양생은 그녀를 위해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이후 지리산에서 약초를 캐며 살았다고 전해집니다.

역사적 배경과 남원의 의미

당시 남원은 왜구의 침입으로 몸살을 앓았으며, 남원성 함락으로 만여 명의 시체가 묻힌 만인의 총이 자리한 곳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만복사저포기의 으스스한 분위기와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남원은 정유재란 때 일본군에 의해 많은 시민이 희생되었으며, 일본 교토에는 조선인의 코와 귀를 전리품으로 삼아 만든 9m 높이의 코무덤이 있습니다. 이는 당시의 참혹한 역사를 상징하는 유산입니다.

남원의 숨은 어휘, 에비 에비

남원에서 유래한 어휘 중 하나인 '에비 에비'는 아이를 달래는 말로, '귀와 코를 베어간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정유재란 당시 일본군이 조선인의 귀와 코를 베어 전리품으로 삼은 역사적 사실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맺음말

남원 만복사지와 만복사저포기는 고전문학과 역사가 어우러진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김시습의 천재적 필력과 당시의 역사적 배경이 만나 탄생한 이 작품은 우리 문학사에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남원의 고즈넉한 봄날, 만복사지의 석탑과 들녘을 거닐며 그 숨결을 느껴보는 것은 뜻깊은 문학 여행이 될 것입니다.

남원 만복사지와 금오신화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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