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펼쳐진 그림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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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 펼쳐진 그림책 세계

어린이의 책으로만 여겨졌던 그림책이 세대를 잇는 문화예술 콘텐츠로 관람객을 맞는다. 전주시가 주최하는 제5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이 2026년 10월 2일부터 25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소리로 31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열린다.

올해 도서전의 주제는 기억을 그리다다. 국내외 그림책과 원화를 비롯해 작가전, 강연, 콘퍼런스, 북마켓, 체험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그림책을 읽고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세대가 함께 읽는 그림책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은 그림책을 진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림과 이야기를 매개로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기는 독서문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어린이 중심으로 인식되던 그림책의 독자층이 성인으로 넓어지는 흐름 속에서 국내외 우수 작품과 작가를 소개하고, 신진 작가가 활동할 기회도 마련했다.

행사에는 국내외 작가와 출판사, 지역 서점, 독자가 참여한다.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책을 다른 문화예술 콘텐츠와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시민이 일상에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관람과 독서, 체험을 잇는 방식으로 행사장을 구성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그림책협회, 전주그림책이음, 타이베이도서전재단이 협력해 마련했다. 국내 그림책뿐 아니라 해외 작품까지 폭넓게 소개해 국제도서전의 성격을 살렸다.

관람객을 맞는 행사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주변에는 주차장과 전시장 방향을 알리는 안내물이 배치됐다. 주차 공간은 넓게 마련됐으며 무료로 운영됐다. 전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야외 쉼터와 푸드트럭이 자리해 관람객이 이동 중 잠시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입구 주변에서는 전주 시민작가와 함께하는 페이스 페인팅 행사가 열렸다. 어린이들은 원하는 디자인을 고른 뒤 얼굴에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기다렸다. 차례를 기다리는 가족과 그림을 확인하는 어린이들이 어우러지면서 전시장 밖부터 활기찬 분위기가 이어졌다.

먹거리를 판매하는 푸드트럭은 다회용기를 사용해 운영됐다. 행사장 곳곳에는 그림책도서전의 분위기를 담은 포토존도 설치됐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전시 관람 전후로 포토존에 머물며 사진을 남겼다.

안내 팸플릿 뒷면에는 영문 설명이 함께 실렸다. 외국인 관람객도 행사 구성과 전시 정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행사장 안팎의 안내 체계는 처음 방문한 사람도 전시장과 편의 공간을 찾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읽고 듣고 상상하는 전시

전시장의 중심에는 책을 눈으로 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읽고 이야기를 상상하는 경험이 놓였다. 곳곳에 여러 종류의 그림책이 비치돼 어린이들이 책을 꺼내 읽거나 부모와 나란히 앉아 장면을 살펴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성인 관람객들도 전시된 작품 앞에 머물며 그림과 책장을 천천히 들여다봤다.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전시 해설도 진행됐다. 해설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한곳에 모여 설명을 들었고,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를 따라가며 작품에 집중했다. 그림책의 장면과 표현을 말로 풀어내는 해설은 어린이뿐 아니라 주변의 성인 관람객도 함께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글이 거의 없거나 그림만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품도 소개됐다. 관람객은 전시된 그림과 책 속 장면을 비교해 보고, 글로 정해진 설명 없이 장면의 의미와 다음 이야기를 각자 상상할 수 있었다. 어린이와 보호자가 같은 그림을 보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독서활동으로도 이어졌다.

그림의 표정과 배경, 인물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봐야 이야기가 보이는 작품들은 그림책이 글을 보조하는 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작품 앞에서는 어린이와 성인이 함께 장면을 찾거나 서로의 해석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대만 그림책을 한자리에

1층 전시에서는 대만 그림책의 역사와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된 작품들을 소개했다. 대만에서 출간된 원서와 함께 한국어로 번역·출간된 그림책도 전시돼 두 판본을 나란히 살펴볼 수 있었다.

평소 한자리에서 접하기 어려운 대만 그림책의 흐름과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국제도서전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관람객들은 전시 설명을 읽은 뒤 비치된 책을 직접 펼쳐보며 낯선 그림체와 이야기 방식을 접했다.

특히 그림만으로 서사를 전하는 작품은 언어가 달라도 장면을 따라갈 수 있게 했다. 글이 적은 만큼 관람객의 시선은 색과 구도, 인물의 표정에 머물렀고, 같은 그림을 보고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는 장면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작가와 독자가 만난 북마켓

북마켓은 2026년 10월 2일 오후 1시부터 4일 오후 6시까지 운영됐다. 1층에는 국외 출판사와 관계사 부스가 마련됐으며, 2층에는 국내 출판사 30곳이 참여했다. 관람객들은 그림책과 관련 상품을 살펴보고 구입했으며, 출판사별 프로그램과 현장 행사에도 참여했다.

구역운영 내용
1층국외 출판사와 관계사 부스
2층국내 출판사 30곳의 부스

서점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그림책을 직접 펼쳐보고 비교할 수 있었고, 책을 고르는 일은 체험활동으로도 이어졌다. 그림책을 보고 구입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손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해져 가족 관람객이 함께 머무는 공간이 됐다.

현장에서는 대만 도서상 금정상을 받은 작가 류쉬궁의 사인회도 진행됐다.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관람객도 작가를 만나 작품에 관해 질문하고 대화를 나눴다. 책을 만든 작가와 책을 읽은 독자가 한자리에서 만났다는 점에서 그림책을 중심으로 한 교류의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도서전의 현장 프로그램

행사 초반인 2026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는 전시장 방문 스탬프와 북마켓 도서 구입 확인 스탬프를 모으는 스탬프 투어가 진행됐다. 행사장 인증 사진을 활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 해시태그 행사와 QR코드 설문조사 참여 행사도 마련됐다.

일부 현장 행사는 준비된 수량이 소진되면서 오후 시간대에 마감되기도 했다. 프로그램마다 운영 날짜와 시간이 달랐으며, 북마켓처럼 도서전 전체 기간보다 먼저 종료된 일정도 있었다.

전시 해설을 비롯한 날짜별 프로그램 역시 정해진 시간에 진행됐다. 도서전은 장기간 운영되는 전시와 특정 기간에만 열리는 북마켓, 사인회, 체험 행사가 함께 구성된 형태여서 프로그램별 일정을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책으로 이어진 세대

전시장에서는 어린이가 부모와 함께 책을 읽고, 작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성인 관람객이 그림책 앞에 오래 머무는 모습을 두루 볼 수 있었다. 그림책을 특정 연령의 전유물로 구분하지 않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제시한 장면이다.

원화 감상부터 책 읽기, 해설, 작가와의 만남, 북마켓과 체험활동까지 프로그램의 흐름도 서로 연결됐다. 한 권의 그림책을 보는 경험이 작품의 제작 과정과 작가의 이야기, 독자의 상상으로 확장되도록 구성됐다.

제5회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은 그림책이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라는 익숙한 경계를 넓히고, 그림과 이야기로 세대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는 국내외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와 표현을 접하고, 관람객 각자가 그림 속 기억과 이야기를 발견하는 풍경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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