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바다 자원, 예술로 되살리다

바다에서 시작하는 예술의 여정
전북 부안의 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발밑에 놓인 조개껍질, 유리 조각, 낡은 나무토막 같은 표류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반인에게는 그저 버려진 쓰레기로 보일 수 있지만, 부안 예술인협동조합 ‘투리’에게는 소중한 예술 재료가 된다. 이들은 ‘비치코밍’이라 불리는 해변 청소 활동을 통해 수거한 소재를 작품과 생활용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을 실천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섬세한 재료 선별과 작업 과정
투리의 비치코밍은 단순히 많이 줍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폐목재는 결을, 부표는 색과 밀도를, 유리 조각은 두께와 투명도를, 조개껍질은 곡률과 광택을 꼼꼼히 살피며 재료를 선별한다. 수집된 재료는 세척과 분류, 연마 과정을 거쳐 안전하게 다듬어진다. 파도와 햇빛이 남긴 흔적은 작품의 의미를 더하기 위해 일부러 남겨두는데, 이는 버려진 것에 담긴 시간의 가치를 존중하는 투리만의 철학이다.
예술과 지역사회가 만나는 공간
부안 상설시장 인근 옛 소금공장 터에 위치한 투리의 예술공방은 20명 이상의 예술인이 모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자원 재생과 순환의 의미를 공유하는 활기찬 공간이다. 한지, 목공, 회화, 아트페인팅, 재봉, 금속공예 등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이들이 협력하여 유목을 오브제로, 부표를 키링으로, 유리 조각과 조개껍질을 귀걸이와 브로치로 재탄생시키며 생활용품까지 그 쓰임새를 확장하고 있다.
공생 예술로 지역과 함께 성장
투리는 사회복지법인 한울안 둥근마음보금자리와 협약을 맺고 참여자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연차별 주제에 맞춘 상품 개발과 함께 하반기에는 플리마켓 운영을 계획하고 있으며, 4월부터는 매달 말 줄포장터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특별한 프로젝트는 바다를 보호하고 마을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움직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장 위치
부안 예술인협동조합 투리 예술공방은 전북 부안군 부안읍 매산길 3-1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창작과 순환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