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천사의 길, 나눔의 날개 펼치다

전주 노송동 '천사의 길' 조성
전주시 노송동 일대에 조성된 '천사의 길'은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고 그 정신을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명예 도로명이다. 공식 도로명은 아니지만,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천사마을의 따뜻한 풍경
지난해 12월 하순, 햇살이 따스한 날 전주시 노송동 일대를 걸으며 만난 '천사의 길'은 도로와 골목 곳곳에 '얼굴 없는 천사'를 소개하는 안내판과 천사의 날개 그림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집집마다 담장에 그려진 예쁜 그림들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며, 이곳이 전국적으로 알려진 '천사마을'임을 실감하게 했다.
25년간 이어진 선행의 역사
이 선행은 2000년 4월 한 초등학생이 58만 4000원이 든 돼지 저금통을 동사무소 민원대에 몰래 놓고 간 것에서 시작됐다. 이후 25년 동안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현금을 주민센터 옆에 조용히 기부하며, 따뜻한 마음을 담은 쪽지도 함께 남겼다.
기부금 규모와 지역사회 기여
기부금은 해마다 증가해 2024년 12월에는 8003만 8850원에 달했다. 26차례에 걸쳐 약 10억 원이 넘는 성금이 지역 소년·소녀 가장과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데 사용되었다. 이로 인해 마을과 천사의 선행은 전주의 자긍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천사의 날과 천사비 건립
주민들은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매년 행사를 개최하며, '얼굴 없는 천사'를 기리는 천사비를 세워 그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천사비에는 "얼굴 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천사의 길, 나눔과 사랑의 상징
전주시와 주민들은 '천사의 길'을 조성해 인봉로에서 시작해 전주제일고, 천주교 전주교구, 병무청, 풍남초등학교 뒷길을 거쳐 아중로까지 이어지는 약 2km 구간을 나눔과 사랑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주민센터 내에는 천사의 선행을 알리는 전시 코너가 마련되어 있으며, 기부 당시의 상자와 편지, 시가 전시되어 있다.
주민들의 기대와 자부심
주민센터 직원은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천사의 방문을 조용히 기다린다고 전했다. 천사의 길 초입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부는 "천사는 우리 마을뿐 아니라 전주와 전북의 자랑"이라며, 2019년 성금 도난 사건 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사실과 포상금 기부도 소개했다.
마을을 밝히는 따뜻한 메시지
골목을 돌아 나오는 길, 한 집 담장에 그려진 코스모스 그림과 함께 "세상 아름다운 꽃은 당신의 얼굴에서 피어납니다"라는 글귀가 마을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