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이영춘 가옥, 근대 의료 역사의 숨결

군산 이영춘 가옥, 근대 의료 역사의 숨결
전라북도 군산시에 위치한 이영춘 가옥은 한국 근대 의료의 선구자이자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영춘 박사님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역사적 공간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고택을 넘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이어진 의료 사회사업의 발자취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영춘 가옥은 군산시 개정동에 위치한 군산간호대학교 내에 자리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대형 은행나무 두 그루가 반겨주는 입구를 지나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가옥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구마모토 리헤이가 별장으로 지은 적산가옥으로, 해방 후 이영춘 박사가 인수하여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가옥은 서구식, 한국식, 일본식 건축 양식이 절충된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어 건축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미터법을 적용해 건축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1920년에 지어진 이 가옥은 100년이 넘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견고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정교한 목조 구조와 자연석, 슬레이트 지붕 등 마감재의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이영춘 박사는 평안남도 용강군 출신으로 세브란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일제강점기 호남 지역 소작인들의 건강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그는 결핵, 매독, 기생충 퇴치에 평생을 바쳤으며, 일심 영아원과 일맥 영아원을 설립해 버림받은 아이들을 돌보는 등 의료 사회사업의 선구자로서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가옥 내부에는 박사님이 사용했던 가구와 소품,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 생활상을 생생히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영춘 기념관에서는 박사님의 삶과 업적을 자세히 소개하며, 군산시 해설사가 상주해 방문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줍니다.
이영춘 가옥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개방되며, 방문객들은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 근대사의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을철에는 단풍으로 물든 정원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합니다.
군산 여행 시 이영춘 가옥을 방문하면 한국 근대 의료 역사와 독특한 건축 양식을 경험하며, 이영춘 박사의 숭고한 정신을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