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사지서 만나는 고려·중국 도자 교류
익산 미륵사지, 천년 도자 문화의 보고
전라북도 익산에 위치한 국립익산박물관은 2025년 6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미륵사지실에서 특별 테마전 "미륵사지 중국도자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백제 무왕 대에 창건된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중국 도자 639점을 중심으로 고려와 송나라 간의 활발한 문화 교류와 고려인의 차 문화를 조명한다.
미륵사지 출토 중국 도자의 다양성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도자기는 절강성 월요 청자, 섬서성 요주요 청자, 하북성 형요, 정요 백자, 강서성 경덕진요 청백자 등 중국 각지의 명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도자기는 당대 월요 청자를 시작으로 송대에 이르러 북방 백자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남청북백’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이다. 미륵사지 출토품은 자기, 도기, 청자, 백자 등 다양한 형태와 기법을 보여주며, 당시 고려와 송나라 간의 교류를 입증한다.
국내 주요 유적에서 발견된 중국 도자
중국 도자는 10세기경부터 한반도에 지속적으로 수입되었으며, 미륵사지 외에도 경주 왕경 유적, 황룡사지, 동궁과 월지, 개경 만월대 등 여러 국내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이들 유적에서도 월요, 요주요, 형요, 정요, 경덕진요, 건요 등 다양한 중국 도자기가 발견되며, 형태와 문양에서 공통된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려 시대 청자와 함께 출토되어 당시 도자 문화의 풍부함을 보여준다.
고려청자와 중국 백자의 문화적 의미
고려는 10세기 중반 송나라와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정기적으로 사절단을 교환했다. 미륵사지 출토 중국 도자는 이러한 활발한 문화 교류의 증거로, 고려의 국가 및 왕실 의례에서 차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고려에서는 청자를 주로 제작하고, 백자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번 전시는 고려인의 차 문화와 도자의 역할을 함께 조명하는 귀중한 기회다.
차 문화와 도자의 예술적 가치
10세기 이후 고려와 송은 공식 외교뿐 아니라 서해안을 통한 사무역도 활발히 진행했다. 정요, 월요, 자주요 등 중국 도자 기술의 정점에 달한 작품들이 고려에 전해졌으며, 고려 귀족과 승려들은 이를 통해 차 문화를 향유했다. 도자는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과 정신세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전시의 의의와 문화적 자긍심
이번 "미륵사지 중국도자전"은 단순한 도자 전시를 넘어 국제 교류의 증거로서 고려가 송과 활발히 소통하며 문화를 수용하고 재창조했음을 보여준다. 불교 의례와 일상생활 속 도자의 역할, 그리고 차 문화가 정신문화적 가치로 자리 잡았음을 유물을 통해 증명한다. 639점에 달하는 방대한 출토품은 고려 도자 연구와 동아시아 교류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도자기는 천 년 전 고려인들의 삶과 사유를 담아내며, 오늘날 우리에게 문화적 자긍심과 차와 도자가 어우러진 생활 미학을 느끼게 한다.
전시 개요
- 기간: 2025년 6월 3일(목)~8월 31일(일)
- 장소: 국립익산박물관 미륵사지실
- 관람료: 무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