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고도리 석조여래입상, 천년의 사랑을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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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고도리 석조여래입상, 천년의 사랑을 품다

화려한 백제 유적지 사이 천년의 로맨스

익산 백제왕도는 웅장한 미륵사지 석탑과 왕궁리유적 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조용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는 숨은 국가유산이 있습니다. 바로 익산 고도리 석조여래입상입니다. 이 두 거대한 석불은 백제의 역사와 함께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습니다.

들판 위에서 마주한 두 거석, 고도리 석조여래입상

익산 고도리 석조여래입상은 왕궁리유적에서 미륵사지로 향하는 길목, 한적한 시골 들판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두 석불은 약 200m 거리를 두고 서로를 마주 보고 서 있어, 마치 남태평양의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을 연상케 합니다. 두 손을 배에 모은 채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자리에 서서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애틋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1963년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된 이 석불은 24시간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어, 익산 백제왕도 당일치기 여행 코스에 꼭 포함시켜 방문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입구 근처 한적한 길가에 주차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왕궁리유적에서 차로 2분, 도보로는 약 10분 거리입니다.

동고도리와 서고도리, 남성과 여성의 조화

고도리 석조여래입상은 봉분 형태의 언덕 위에 높이 4.24m의 사다리꼴 통돌로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조각 방식은 인체를 단순화한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거불 양식입니다. 두 석불은 각각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뚜렷이 보여줍니다.

서고도리 석불(남성)은 콧수염과 턱수염이 선명하며, 두 눈을 두릅 뜬 늠름한 모습으로 당당함을 자아냅니다. 반면 동고도리 석불(여성)은 수염이 없고 갸름한 얼굴 윤곽과 살짝 벌린 입술에서 은은한 미소가 느껴져 부드러운 여성미를 표현합니다. 두 석불 모두 머리 위에 사각형의 높은 관을 쓰고 손을 배에 단정히 모은 모습은 고려 시대 민중 미술 양식의 친근함을 담고 있습니다.

익산판 견우직녀, 옥룡천을 사이에 둔 애틋한 전설

이 두 석불에는 가슴 뭉클한 전설이 전해집니다. 평소에는 옥룡천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바라보기만 하다가, 음력 12월 섣달그믐날 밤 강물이 얼어붙으면 두 석불이 강을 건너 만나 일 년의 회포를 푼다는 이야기입니다. 새벽닭이 울면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이 전설은 익산판 '견우와 직녀'로 불리며, 석불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더합니다.

비보 풍수의 역사적 의미

동쪽 석불 뒤편에는 조선 철종 9년(1858년) 익산군수 최종석이 세운 '군남쌍석불중건기' 비석이 서 있습니다. 이 비석에는 풍수지리적으로 금마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남쪽 수문을 막기 위한 비보 석불이며, 금마산의 말 모양 기운을 다스리는 마부(인석)로서 마을의 평안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는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상의 의미를 넘어 지역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역사적 가치를 보여줍니다.

익산 백제왕도 당일치기 여행 코스 추천

고도리 석조여래입상은 익산의 핵심 백제 왕도 유적들과 인접해 있어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 안성맞춤입니다. 웅장한 오층석탑과 왕궁 터를 시작으로, 들판 위의 천년 로맨스를 감상하고,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깃든 왕릉원을 산책하며, 동양 최대 사찰터인 미륵사지 석탑을 관람하는 일정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유네스코 백제역사유적지구 사이에서 조용하고 감성적인 여운을 남기는 고도리 석조여래입상은 익산 여행길에 역사적 가치와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익산을 방문한다면 꼭 들러볼 만한 숨은 명소입니다.

위치 안내

  • 익산고도리석불입상 동고도리: 전북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 1086
  • 익산고도리석불입상 서고도리: 전북 익산시 금마면 서고도리 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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