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사는 붉은 나무, 주목의 비밀

천년을 사는 붉은 나무, 주목의 비밀
우리 자연 속에서 오랜 세월을 견뎌온 나무, 주목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주목(朱木)은 붉은 나무라는 뜻으로, 나무껍질과 목재 속살이 붉은 빛을 띠며, 앵두를 닮은 둥근 열매 또한 진한 붉은색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주목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동북부, 일본, 극동 러시아 등지의 높은 산악지대, 특히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에서 주로 자랍니다. 이 나무는 생장이 느리지만 내한성이 뛰어나 그늘에서도 잘 자라 산림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잎은 끝이 뾰족한 선형으로 가지에 촘촘히 달리며, 앞면은 짙은 녹색, 뒷면은 황록색으로 두 줄의 기공선이 특징입니다. 3~4월에 피는 꽃은 암수딴그루로, 수꽃은 연노란색, 암꽃은 연녹색의 비늘조각으로 싸여 있습니다. 8~9월에 붉게 익는 열매는 가운데가 비어 있어 씨앗이 드러나는 독특한 형태를 지닙니다.
어린 주목의 나무껍질은 흑갈색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붉은색으로 변하며, 목재는 결이 곧고 내구성이 뛰어나 조각재, 가구재, 건축재 등 고급 목재로 널리 활용됩니다. 또한, 주목의 잎, 껍질, 씨앗에서 추출한 택솔(taxol)은 유방암, 자궁암, 폐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항암 신약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주목은 천년 이상을 살며, 죽은 후에도 고사목으로 수백 년간 그 자태를 유지합니다. 덕유산 정상 부근에서는 죽은 주목 고사목이 늠름하게 서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목재 역시 천년 이상 썩지 않는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합니다. 역사적으로도 마패 제작과 최고급 목관 제작에 사용되어 평양 낙랑고분, 경주 금관총, 고구려 황문총 등 고대 유적에서 주목 목재가 발견되었습니다.
특히 전라북도 무주군 덕유산 주목군락지는 약 300~500년생 주목나무 1,000여 그루가 29㎢에 걸쳐 숲을 이루고 있어 생태학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이곳은 1971년 전북특별자치도 지방기념물 2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으며, 산림청에서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주목은 우리 자연의 소중한 유산으로서, 그 아름다움과 생명력, 그리고 의학적 가치까지 두루 갖춘 나무입니다. 앞으로도 이 귀한 나무를 보호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