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향 가득한 임실의 10월

2026년 10월 지역 축제를 찾는다면 임실N치즈축제는 치즈와 국화, 체험 행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선택지다. 축제 마지막 날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방문객이 몰렸고, 가족과 연인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어우러지며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었다.
축제장 이동과 셔틀버스
축제 마지막 날에는 임실치즈테마파크 진입로부터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행사장 안쪽 주차장은 이미 만차 상태여서 임실터미널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방문객이 많았다.
셔틀버스는 약 15분 간격으로 운행됐고 임실터미널 인근에서 축제장까지 이동하는 데 약 20분이 걸렸다. 대기시간과 이동시간을 합하면 약 40분이 소요될 정도로 이용객이 많았다. 마지막 날 방문을 계획한다면 주차장 혼잡과 셔틀버스 대기시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이동했지만 셔틀버스를 중심으로 방문객의 발길이 축제장까지 이어졌다. 축제장에서는 국내 여행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확인돼 임실N치즈축제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보여줬다.
입구부터 이어진 치즈 먹거리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면 기름에 굽는 음식의 고소한 향과 갓 구운 피자 도우 냄새가 방문객을 맞았다. 입구 주변에는 먹거리 부스가 길게 늘어서 있었으며, 임실치즈를 올려 구운 피자와 불판에서 노릇하게 익힌 치즈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잔디밭에는 돗자리를 펴고 피자 상자를 가운데 둔 채 음식을 나눠 먹는 가족과 연인들이 자리했다. 치즈 한 조각을 맛보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이어져 축제장은 소풍처럼 편안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보였다.
불판에서 구운 치즈는 겉면이 노릇하게 익었고, 씹을 때 탄력 있게 늘어나는 질감과 우유의 고소한 풍미가 살아 있었다. 짠맛이 지나치게 앞서지 않는 점도 특징이었다. 현장에서 맛을 본 뒤 제품 판매 공간으로 향하는 방문객이 이어졌다.
숙성치즈도 마련됐다. 숙성치즈는 비교적 강한 짠맛과 톡 쏘는 듯한 향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을 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계속 손이 가는 풍미를 지녔으며, 시식 후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임실치즈가 시작된 배경
임실이 치즈로 이름을 알리게 된 배경에는 벨기에 출신 지정환 디디에 신부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지정환 신부는 1964년 임실성당 주임신부로 부임한 뒤 농사를 짓기 쉽지 않은 산골 주민들의 생계를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그는 1960년대 후반 산양 두 마리를 들여와 키우기 시작했다. 이 과정은 우리나라 치즈 역사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당시 치즈는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발효식품이었고, 생산 기술을 정착시키는 과정에서도 여러 시행착오가 뒤따랐다.
지정환 신부는 유럽의 치즈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직접 움직였고, 토굴에서 곰팡이와 씨름하며 까망베르와 체다치즈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축제장에서 맛보는 치즈 한 조각에는 임실 주민의 삶을 개선하려 했던 노력과 오랜 시간이 함께 담겨 있다.
언덕을 물들인 국화 명소
먹거리 부스를 지나 언덕으로 올라가면 넓은 국화밭이 펼쳐졌다. 경사진 지형을 따라 노란색과 빨간색, 보라색 국화가 층층이 심겨 있었고, 꽃길은 분수대와 유럽풍 정원으로 이어졌다.
국화밭에서는 몇 걸음마다 사진을 찍는 방문객을 볼 수 있었다. 가족과 연인들은 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꽃밭에서 연이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일부 관광객은 안내판 앞에 머물며 내용을 차분히 살펴봤다.
임실N치즈축제는 먹거리 행사에 머물지 않고 국화 경관과 정원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치즈를 맛본 뒤 꽃밭을 걷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축제장의 여러 공간에 방문객이 고르게 머물렀다.
함성이 모인 치즈 늘리기 대회
광장에서는 치즈 길게 늘리기 대회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치즈를 양손으로 잡고 서로 호흡을 맞추며 뒤로 물러났다. 치즈가 길어질수록 가닥은 그물처럼 가늘어졌고,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한곳에 모였다.
늘어나던 치즈가 중간에 끊어지면 관람객 사이에서 아쉬운 탄성이 나왔다. 반대로 거미줄처럼 얇아진 치즈가 끝까지 버티면 광장에 큰 박수가 쏟아졌다. 참가자와 관람객이 치즈 한 가닥의 움직임에 함께 집중하면서 현장에는 긴장감과 웃음이 번갈아 이어졌다.
치즈 늘리기 대회는 임실을 대표하는 식재료의 성질을 쉽고 재미있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경기 과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 광장 주변에는 계속해서 구경 인파가 모였다.
홍보탑 전망대의 치즈 전시
홍보탑 전망대 내부에는 임실N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가 마련됐다. 목장에서 짠 원유를 살균한 뒤 유산균으로 발효하고, 유청을 제거한 다음 따뜻한 물에서 엿가락처럼 치대는 과정이 순서대로 소개됐다.
치댄 치즈는 모양을 잡아 숙성실로 보내진다. 전시는 치즈가 기계로 단순히 생산되는 식품이 아니라 여러 단계의 작업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한눈에 보여줬다.
전망대 창가에서는 능선을 따라 이어진 국화 단지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반대편 아래쪽 목초지에서는 어린이들이 하얀 산양에게 건초를 건네는 모습도 보였다. 국화밭과 목초지, 체험 공간이 한 시야에 들어오며 임실치즈의 역사와 오늘날 축제 풍경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화덕 피자 체험 현장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는 피자 도우가 구워지는 냄새가 이어졌다. 체험 공간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얇은 도우 위에 치즈와 채소 등 토핑을 올리고, 붉게 달아오른 화덕에 넣을 피자를 준비했다.
화덕의 열기가 전해지는 가운데 치즈와 채소가 올라간 도우는 점차 부풀어 올랐다.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가족들은 조리 과정을 지켜보며 대화를 나눴다. 피자를 직접 준비하고 굽는 장면은 음식을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만드는 과정까지 경험하게 했다.
현장에는 대구를 비롯해 먼 지역에서 주말을 이용해 찾아온 방문객들도 있었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화덕 앞에 모여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축제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치즈 구매로 이어진 축제 동선
축제장을 한 바퀴 둘러본 방문객들은 판매 공간에서 구워 먹는 치즈와 슬라이스치즈 등을 살펴봤다. 어린이가 먹을 수 있는 제품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할인 판매가 진행된 공간에는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먹거리 부스에서 치즈를 맛보고, 전시를 통해 생산 과정을 확인한 뒤 제품을 구매하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현장에서 직접 맛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구매 결정에 영향을 줬다.
임실의 이야기를 담은 가을 축제
임실N치즈축제의 중심에는 치즈가 있지만 현장을 채우는 요소는 음식만이 아니다. 국화로 물든 언덕과 정원, 치즈 늘리기 대회, 생산 과정 전시, 산양 먹이주기와 화덕 피자 체험이 축제장 곳곳에서 이어졌다.
마지막 날에는 차량과 방문객이 집중돼 주차장과 셔틀버스가 붐볐지만, 축제장 안에서는 가족과 연인, 국내외 관광객이 각자의 방식으로 가을 하루를 즐겼다. 꽃밭에서는 사진 촬영이 이어졌고 광장에서는 함성과 박수가 터졌으며, 먹거리 공간에는 구운 치즈와 피자의 고소한 향이 머물렀다.
임실의 치즈는 산골 주민의 생계를 고민했던 지정환 신부와 지역 주민들의 노력에서 출발했다. 축제는 그 역사를 전시로 보여주고, 오늘날의 먹거리와 체험 행사로 연결한다. 치즈와 국화, 지역의 이야기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진다는 점이 임실N치즈축제의 뚜렷한 특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