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술제와 판소리 고법경연 현장

예술의 도시 익산, 가을빛으로 물들다
전라북도 익산시는 가을마다 예술의 향연으로 물드는 도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25년 제43회 익산예술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 인물 재조명, 역사와 문화 콘텐츠 개발, 관광 활성화까지 아우르는 종합 문화 프로젝트로 기획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익산민예총은 제주대학교 체육·예술 교육기부 거점대학사업과 협력하여 초등학생들에게 소세양과 황진이 같은 역사 인물을 알리고,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하는 참여형 예술제로 발전시켰습니다.
제25회 익산 전국 판소리·고법경연대회 현장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중공연장에서 열린 제25회 익산 전국 판소리·고법경연대회는 국창 정정렬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한 전국 규모의 국악 경연대회입니다. 이번 대회에는 판소리 부문에 134명, 고법 부문에 70명 등 총 200여 명의 참가자가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 대회는 익산 출신 국창 정정렬 선생을 추모하며 세대를 잇는 소리꾼과 고수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고법은 판소리에서 북을 치며 소리꾼의 감정과 리듬을 이끌어내는 예술로, 단순한 반주가 아닌 소리의 '심장'이라 불립니다. 장단의 미세한 변화로 극의 흐름과 감정을 표현하는 고법은 오랜 세월 구전으로 전승되어 왔으며, 본 대회가 그 맥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정렬 선생(1876~1938)은 동편제의 정통을 계승한 명창으로, 판소리와 고법에서 뛰어난 경지를 이뤘습니다. 그는 소리의 예술성을 체계화하고 후학 양성에 헌신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그가 정립한 정정렬제 창법은 오늘날에도 많은 소리꾼들에게 전승되고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로 재조명된 '정년이' 이야기를 통해 전통 판소리의 아름다움이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고법 연주자의 북소리에 관객들이 숨을 죽이며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학생 참가자들도 무대 뒤에서 긴장과 설렘을 함께 느끼며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예술의 감성, 사진으로 담다
솜리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는 제43회 익산 전국사진공모전과 제44회 한국사진작가협회 익산지부전이 함께 열렸습니다. 전국에서 출품된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은상과 동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일상의 순간을 예술로 승화시킨 감각적인 작품들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익산지부전에서는 익산을 비롯한 전국 작가들의 자연 풍경, 인물, 전통 문화 작품들이 대형 프린트로 전시되어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눈 덮인 산자락 위로 쏟아지는 햇살과 봄 연못 위 버드나무를 담은 작품은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판소리의 울림과 사진 속 감성, 시민들의 참여가 어우러진 익산예술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도시의 정체성을 예술로 꽃피우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1월에도 예술로 빛나는 익산의 다양한 문화 행사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