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를 잇는 권원덕 소목장 이야기
전통과 현대를 잇는 권원덕 소목장 이야기
전북 완주 소양에 자리한 권원덕 소목장의 작업실은 고요하면서도 묵직한 나무 향기로 가득하다. 이곳에서 권원덕 소목장은 20년 넘게 나무와 함께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어린 시절 뒷산에서 나무를 만지며 놀던 소년은 이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가구를 만드는 장인이 되었다.
권 소목장이 목공예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대학에서 반도체를 전공한 뒤였다. 나무에 대한 그리움이 그를 목공방으로 이끌었고, 전북무형유산 제19호 고(故) 조석진 소목장의 제자가 운영하는 목공방에서 7년 넘게 전통 짜맞춤 기법을 배웠다. 처음에는 청소부터 시작했지만, 스승의 손길과 가르침을 따라가며 점차 나무가 마르며 내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
스승의 가르침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었다. 나무를 바라보는 올바른 시선과 자세를 배우며, 권 소목장은 나무가 가진 다양한 얼굴을 이해하게 되었다. 2013년 스승이 세상을 떠난 후 홀로서기를 결심한 그는 대학원에서 아트 퍼니처를 공부하며 전통 가구에 현대적 감각을 더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한지 장판지와 누비를 활용한 의자 등 전통 재료를 현대적 기능성과 조화시키는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물었다.
‘스튜디오 686’이라 이름 붙인 그의 공방은 소박하지만 단정한 분위기 속에서 매일같이 작업이 이어진다. 권 소목장은 목공예가 긴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작업임을 강조한다. 기본기를 다지는 데 수년이 걸리고, 하루하루의 작은 변화가 쌓여 완성된 가구가 탄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과정 자체가 충분한 가치라고 믿는다.
권원덕 소목장은 국내외에서 한국 전통 가구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도 힘써왔다. 밀라노와 파리 등 해외 전시를 통해 한국 장식예술의 우수성을 알렸으며, 앞으로도 전통 가구의 현대화 작업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먼 미래에도 ‘우리 시대 가구’로 기억될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그의 손은 나무를 닮아가고 있다.
연도 | 주요 활동 및 수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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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 예올이 뽑은 젊은 공예인상 수상 |
2018 | 한국의 담백한 서재(리보 성 초청 한국 장식예술 아티스트 초청전), 한국의 법고창신 2018(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 |
2021 | 천인갈채상 수상 |
2022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_R 레지던시,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2-서울대청(건축가 협업작업) |
2023 | 2023 한·중·일 공예전 화이부동 해외문화홍보원 공예트렌드페어 우수작가상 |
2024 | 2024 공예주간 서촌 공예언덕/서촌라운지 |
2025 | 권원덕 개인전(애호-사랑하고 좋아함) |
